트럼프 “이란과 협상 없다”…호르무즈 봉쇄 공방 장기화
08/21/2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현재 진행 중인 협상도 예정된 협상도 없다고 밝히면서 중동 정세의 외교적 출구가 다시 좁아졌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개방돼 있고 미 해군이 해상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미국이 지난 6월 임시합의의 조건을 이행하기 전까지 해협을 정상적으로 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항로를 두고 양측이 완전히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 에너지 시장과 해운업계는 정치적 발언보다 실제 선박 통항량을 더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다.
최근 호르무즈를 지나는 상품운송선과 유조선의 숫자는 정상 시기보다 크게 줄었다. 일부 선박은 공격과 나포 가능성을 우려해 출항 자체를 미루거나 자동식별장치를 끄고 운항하고 있다. 해협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하지 않더라도 위험도가 높아지면 보험사와 선주가 운항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실상 봉쇄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운송이 지연되면 국제시장에서는 생산량과 무관하게 공급 부족이 발생한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수출과 금융거래를 더 압박할 수 있는 추가 제재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는 해외 정유사와 은행, 해운회사를 겨냥하면 테헤란의 외화수입을 줄일 수 있지만 중국과 주변 교역국과의 갈등도 커질 수 있다. 이란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해협 통제력을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사용하려 하고 있어 제재만으로 빠른 타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이란 내부에서도 장기적인 봉쇄와 제재는 큰 부담이다. 원유수출이 줄면 정부재정과 외화수입이 감소하고 국내 물가와 환율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압박수단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선박의 제한적인 통과를 허용하더라도 완전한 정상화는 더 큰 정치적 합의와 연결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긴장 완화 여부는 정상들의 발언보다 실제 선박 통과량과 보험료, 항만 가동률, 유조선 공격의 중단 여부에서 먼저 확인될 전망이다. 상선이 꾸준히 다시 움직이고 전쟁위험 보험료가 낮아지면 외교적 완화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통항량이 계속 낮은 상태에서 추가 제재와 군사적 경고가 이어지면 원유와 디젤, 항공유와 해운비까지 높은 비용 구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