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유족들 "군사무기 판매한 제조사에도 책임" 소송

 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불리는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총기 제조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족과 제조사 측 대리인들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 고등법원에서 이 소송이 성립하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초등학생과 교사 등 26명이 사망한 참사 이후 사망자 9명의 유족과 부상 교사는 범인인 애덤 랜자가 사용한 소총 AR-15의 제조사 모기업 레밍턴암스 등을 상대로 2014년 소송을 제기했다.


AR-15는 샌디훅 사건부터 최근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사건까지 총기난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돌격소총이다.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원래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이 같은 무기를 대중에 판매하는 업체에 총기난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고측 변호인인 조슈아 코스코프는 기자들에게 "레밍턴이 군사 무기를 야만적인 세상에 확산시켰을 때 그들은 세상에 다른 이들을 죽이려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스코프는 "레밍턴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사람들을 선동하고, 이 무기의 군사적 특징을 장점으로 부각시켰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니콜 하클리는 "범인은 AR-15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몇 발이 발사되는지를 잘 알았기 때문에 AR-15를 범행 무기로 택한 것"이라며 다른 총기 난사에 악용되지 않도록 AR-15의 일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조사측은 2005년 미국 의회를 통과한 '무기 합법 거래 보호법'을 들어 소송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안은 소송 남발을 막는다는 취지로 총기 판매업자나 생산자에게 총기 사용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업체의 부주의가 입증될 경우 등 예외 조항을 들어 소송이 성립된다고 주장한다.


AR-15는 샌디훅 사건 외에도 작년 12월 샌버너디노 사건, 2013년 워싱턴 해군시설 총기 난사 등에서 사용됐다.


그 때문에 이번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유사한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판을 맡은 바버라 벨리스 판사는 소송 각하 여부를 2개월 내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BC방송은 유족과 피해자들이 이번 소송을 통해 총기 제조사의 책임이 인정되고 AR-15의 유통이 금지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민간인 총기소지가 헌법적 권리로 허용되는 미국에서는 이달 들어 21건, 올해 들어 42건의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엄격한 총기규제를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 임기 내 마지막 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샌디훅 사건 후 총기규제의 입법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 총기업체들의 로비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총기 구매자 조회, 총기거래 추적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제를 지난달 행정명령으로 시행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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