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부 심각하게 분열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자리가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로 기우는 가운데 공화당의 유력인사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이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추격의 날개를 꺾어버렸다. 베이너가 크루즈에 대해 “내 평생 그보다 더 심한 개XX(son of *****)와 함께 일해 본 적이 없다”고 ‘직설’을 내놓으면서다. 베이너의 악담은 동료 의원의 지지를 거의 얻지 못한 크루즈의 ‘인성’ 뿐 아니라 회복이 어려운 공화당의 내분을 보여주는 단적으로 드러낸다.


스탠포드데일리에 따르면 그는 27일 데이비드 케네디 스탠포드대 역사학 명예교수와 대담에서 ‘마이크가 꺼졌으니 대선후보들에 대해 솔직히 얘기해달라’는 요청에 크루즈를 “사람의 몸을 한 악마(Lucifer in the flesh)”라고 말했다. 베이너는 “(트럼프는) 골프도 같이 치고 문자메시지도 주고받는 친구”라며 차라리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다. 크루즈는 28일 기자들에게 “재미있는 건 나는 그와 같이 일한 적이 없고, 그를 모른다는 것”이라며 “베이너가 내게 화가 난 건 미국인들의 내 편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테드 크루즈 캠프가 28일 트위터에 베이너와 트럼프를 묶어 ‘워싱턴 카르텔’이라고 비난하는 이미지를 올렸다. 


베이너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공화당을 이끌었던 인물로 공화당 주류 중의 주류이다. 트럼프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그나마 2위인 크루즈로 결집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공화당 주류의 마음이 크루즈에게 가지 못하는 것은 크루즈의 인성 문제만은 아니다. 공화당의 분열이 봉합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공화당 내 극단적인 보수파인 티파티의 지지를 얻기 위해 2013년 예산안 논쟁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오바마케어)에 반대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을 주도했다. 베이너는 오바마케어에 반대했지만 연방정부 기능 마비라는 극단적 방법이 아니라 민주당과 타협해 해결해야 한다고 믿었다. 결국 초선의원 크루즈의 독단적 행동으로 초유의 연방정부 셧다운이 일어났고, 모든 책임은 공화당 지도부로 돌아왔다.


당시 티반젤리컬(Teavangelical)로 불리는 티파티 보수파와 기업 보수주의자 사이의 분열은 버락 오바마라는 더 큰 적 앞에서 봉합되는 것 같았지만 지난해 베이너가 하원의장직을 돌연 사임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하원의장을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이상한 상황이 몇달동안 이어질 정도로 공화당은 더이상 단일한 정당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그 틈을 트럼프라는 선동가가 비집고 들어와 휘젓고 있지만 공화당 주류가 손쓰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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