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8년 만에 쿠바 도착
03/21/16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후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CNN방송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재임 중인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28년 1월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이 아바나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 말리아·샤샤, 장모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쿠바에 도착했다.
정장 차림의 오바마 대통령은 우산을 쓰고 오바마 여사와 에어포스원 계단을 내려왔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두 딸과 장모가 그 뒤를 따랐다. 오바마 여사는 꽃다발을 받았고, 대통령과 함께 공항에 마중 나온 쿠바 관계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성조기와 쿠바 국기가 달린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공항을 벗어났다.
이번 방문에는 미국 민주·공화당 의원들과 경제·산업계 인사 수십 명이 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문을 두고 "쿠바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 수십년 간 적대감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열다"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쿠바 방문을 두고 "역사적인 한 발을 내디뎠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쌓였던 적대감을 밀어내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를 열망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 방문에 순풍이 부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전히 다른 부분이 많지만 지난 15개월 동안 양국의 경제·정치 관계가 빠르게 변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부터 3일간 쿠바를 방문한다.
20일에는 반세기 만에 국교를 회복하고 미국 국기를 올린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문한다. 2014년 국교 회복 당시 양국간 비밀 회담을 주선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도 만난다.
21일에는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 회담을 열고 아바나 대통령궁에서 개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쿠바 방문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연설하며 미국과 쿠바간 역사를 소개하고 쿠바 내 인권 개선과 자유 확대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연설은 국영TV로 생중계된다.
이 밖에 쿠바 농구 국가대표팀과 미국 메이저리그 농구팀인 탬파베이 레이스간 경기 관람 등이 예정돼 있다. 경기장에는 허가를 받은 학교·직장·체육 단체 등 초대를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등 쿠바 반정부 단체 인사들과도 직접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단체 인사 일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수 시간 전 아바나의 한 성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연행됐다.
앞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을 일으킨 뒤 1961년 1월 쿠바와 관계를 단절했다. 53년 만인 지난 2014년 미국과 쿠바는 국교 정상화 방침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