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정상회담....88년만에 이뤄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양측 관계 개선을 통한 새로운 시대의 개막에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인권 문제에 있어선 입장 차를 확인했습니다.


먼저 정상회담 결과부터 정리해주시죠.


쿠바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도 아바나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88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 정상 간의 만남이었는데요.


그런 만큼 양측의 오랜 적대관계 청산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성을 띠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진행한 두 정상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데 공감하고 양측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미국과 쿠바 간의 인적 교류와 교육, 무역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상화 조치에 합의했고, 경제 협력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뤘습니다.


미국의 쿠바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을 거듭 요청한 카스트로 의장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현안이죠, 인권 문제 대해선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화와 인권에 관해 두 나라 간에 견해 차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는데, 이에 대해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에는 정치범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언론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종교의 자유는 미국만의 가치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라울 카스트로 /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 명단을 제출하세요. 정치범 명단을 주세요. 만약 명단이 있다면 당장 석방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하신 과제들을 보면 단기간에 해결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 두 나라가 어떻게 풀어갈 것으로 전망되나요?


쿠바의 인권과 정치 민주화 문제는 하루 이틀 안에 풀 수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카스트로 의장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하라"며 정치범 존재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쿠바 정부 정책에 항의하다가 체포되거나 구금된 인사만 천 명이 넘고, 오바마 대통령 방문 시기에도 반정부 인사 수십 명이 체포됐습니다.


이런 냉혹한 현실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 개선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하는 게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과 쿠바 관계 정상화에서 핵심적인 부분, 경제 제재 해제도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카스트로 정권은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를 경제난의 원인으로 보고 90년대 초반부터 해제를 요구해왔습니다.


이후 양국이 2014년 12월 국교정상화를 선언하면서 분야별로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이 장악하는 의회를 설득하지 못해 여전히 금수조치를 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 의회를 설득하는 게 관건인데, 쿠바 정부가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 의회 내에선 여전히 높습니다. 


정상회담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어떤 일정이 남아 있나요?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 이튿날, 카스트로 의장과의 회담과 국빈 만찬에 참석함으로써 주요 일정은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방문 마지막 날인 사흘째, 쿠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방송 TV 연설이 남아 있는데요.


인권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프로야구팀과 쿠바 야구 국가대표 간의 시범 경기도 관람하는데요.


쿠바의 국기로 불리는 야구 경기 관람은 두 나라 간의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 기간 중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회동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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