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재 위한 전당대회 대비...트럼프는 무소속 출마 불사할 듯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중간 승부처'였던 위스콘신 주(州) 패배로 자력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도널드 트럼프가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 가능성에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당 지도부가 개입해 후보를 선출하는 중재 전당대회는 트럼프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시나리오로, 미리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트럼프는 일단 급한 대로 중재 전당대회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는 동시에 중재 전당대회에서 핵심 역할을 할 연방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본격적으로 넓히기로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조만간 몇 명의 경험 많은 전문가와 잘 알려진 인사들의 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낙태여성 처벌'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들이 잇따라 터지고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등 경선판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전력 보강 필요성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선대 본부장 코리 르완도스키, 부본부장 마이클 글래스너, 대변인 호프 힉스, 소셜미디어 담당 대니얼 스캐비노 등 소수의 최측근 참모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려왔으나, 최근 들어 캠프 직원들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캠프와 별개로 딸 이반카와 아내 멜라니아, 전처 이바나 등은 지근 거리에서 '무급' 참모로 활약하고 있다.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벤 카슨 캠프 출신으로, 현재 트럼프 캠프에서 선임 고문을 맡고 있는 배리 베넷은 "(트럼프) 최측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재 전당대회가 점점 가시화되면서 전당대회 투표에서 확실하게 트럼프를 지지할 대의원을 확보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자 최근 전당대회 본부장으로 영입된 공화당 전략가 폴 매너포트에게 더 많은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매너포트는 이날도 트럼프와 르완도스키, 글래스너 등을 만나 중재 전당대회에 대비한 대의원 확보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수의 측근이 항상 트럼프를 따라다니는 폐쇄적인 방식에 대한 비판도 캠프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이와 관련한 전략수정도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컨설턴트인 에드워드 롤린스는 WP에 "르완도스키의 과제는 선거운동의 범위를 확장하고 공화당 인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며 "선대본부장의 역할은 큰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짜서 실행하는 것이지 계속 후보 곁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중재 전당대회 대비책의 일환으로 연방의원 공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에 대한 연방의원들의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ABC 방송은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연방의원들과 정례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내주 첫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 모임은 트럼프 캠프의 하원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크리스 콜린스(뉴욕) 의원이 주관하며 트럼프의 수석 참모인 에드 브룩오버가 첫 모임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이 1위로 경선을 마치고도 주류 진영의 반대로 후보로 지명되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연일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전날에도 비밀리에 모여 중재 전당대회 개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당 지도부가 중재 전당대회를 통해 크루즈 의원이나 제3의 후보를 추대하고 이에 반발해 트럼프가 탈당할 경우 공화당은 적전분열 양상에 빠지면서 대선 승리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1865년 남북전쟁 이후 총 18차례의 중재 전당대회를 개최했으나 이를 통해 선출된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해 백악관의 주인이 된 경우는 39%에 불과했다. 61%가 본선에서 졌는데 이런 결과는 선출 과정에서 당이 분열하고 그 후유증이 본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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