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역할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에 중요

올해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할은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에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임기 말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방식은 지난 7년 반동안 이뤄낸 것, 특히 경제 성과를 홍보하는 것이다. 그가 1일 인디애나주 엘크하트를 방문한 것은 정확히 그런 전략의 일환이다.


엘크하트는 오바마가 2009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방문한 워싱턴 밖의 도시로 자신의 임기 내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 약속한 곳이다. 오바마가 취임한 1월 한달에만 미국 경제에서 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특히 엘크하트의 실업률은 19%로 치솟았다. 이 지역 경제는 RV(recreational vehicles)로 불리는 고가의 캠핑카 생산과 연동돼 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치재인 RV의 소비는 전국적으로 격감할 수밖에 없었다.


오바마는 이날 엘크하트 콩코드고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환호하는 청중들을 향해 “엘크하트에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며 “미국은 우리 인생에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지난 7년반동안 제조업 경기가 회복돼 엘크하트의 실업률이 4%대로 떨어졌고, 기업들이 노동력을 구하고 싶어도 모자라는 상황이 됐을 정도라고 했다.


백악관은 배포한 자료에서 엘크하트의 실업률이 전국 평균 5%보다 낮고 고교 졸업률이 올라갔으며, 주택 가치가 융자액을 밑도는 언더워터 모기지의 수도 줄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리커버리’의 실체가 서비스 산업 부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회복에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이다.


인구 5만의 엘크하트는 백인 노동계급 인구의 비율이 높은 쇠락한 산업지대(Rust Belt)의 한 가운데에 있다. 공화당 후보로 거의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러스트벨트의 분노한 백인 노동계급을 핵심 지지층으로 하고 있다. 인디애나는 11월 대선 본선에서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경합주들 중 하나로 꼽힌다.


엘크하트의 경제 회복이 특히 좋은 편이지만 미국 정부는 이것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상무부는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4월 한달동안 미국 전체의 개인 소비가 1% 증가해 지난 7년 사이 최고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분위기 속에서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제조업 경기 호조는 오바마 행정부의 자화자찬만은 아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5월 한달간 18개 제조업 업종들 가운데 12개 업종이 확장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2/4분기 미국 경제가 상승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제는 중산층 또는 서민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느냐이다. 1980년대 이후 무역자유화로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꾸준히 줄어들고, 구조적으로 심화되어온 불평등 정도가 오히려 더 피부에 와닿는 실정이다.


의회예산처(CBO)의 2014년 보고에 따르면 상위 1%의 세전 소득의 비율은 2009년 13.3%에서 2011년 14.6%로 증가했다. 2012년에도 상위 1%의 소득은 20% 가까이 증가한 반면 나머지 99%의 소득은 1%만 증가했다. 오바마 본인이 인정하듯이그 이후의 추세도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제조업 부문이 미국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정도인 1233만 개이다. 이는 2010년 2월 1150만 개보다 분명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가 최고를 기록했던 1979년 1955만 개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오바마 행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2008년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트럼프는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면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로 제조업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전인 1970년대 이전의 미국을 제시하면서 사람들의 이러한 갈증에 물을 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바마의 경제회복 성과를 계승하는데 자신의 성공이 달려있다고 보는 반면, 트럼프는 오바마의 경제성과가 가진 한계를 공격하기만 해도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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