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스뉴스 TV 토론 불참...트럼프의 득실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판은 물론 언론계까지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거침없는 '막말'과 '기행'으로 유수한 제도 정치권 주자들을 무력화시키더니 이제는 보수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매체인 폭스뉴스의 TV토론까지 보이콧하며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선 주자가 유력 방송사의 TV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주최 7차 TV토론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토론 불참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것도 폭스뉴스의 '오라일리 팩터'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오라일리가 '개인적으로 당신은 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토론을 보이콧)하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기회를 잃는 것"이라며 토론 참여를 설득했지만, 트럼프는 토론 공동진행자 중 한 명인 유명 여성앵커 메긴 켈리를 거듭 성토하면서 보이콧 결심을 꺾지 않았다.


켈리는 지난해 8월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문제 삼아 트럼프와 폭스뉴스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된 인물로, 트럼프는 켈리의 편향성을 이유로 토론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트럼프는 "메긴 켈리에 대한 존경심이 눈곱만큼도 없다. 그녀는 일을 잘 못하는데도 잘하는 것으로 아주 과대하게 포장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직히 그녀는 사회자에 불과한데 지난번 토론 때의 질문은 터무니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는 단순히 토론에 불참하는 것을 넘어 같은 시간대 아이오와 주(州) 디모인 토론장에서 불과 4.8㎞ 떨어진 드레이크 대학에서 직접 참전용사를 위한 후원행사를 열겠다며 초청장까지 발송했다.


일종의 '맞불 작전'이다. 트럼프는 이미 "나 없이 토론해 시청률이 얼마나 나오는지 보자"며 폭스뉴스 측에 '경고장'도 보낸 상태다.


트럼프의 이 같은 강경모드에는 폭스뉴스 자체에 대한 불만 표출에 더해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현재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이오와 주에서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위야 어떻게 됐든 트럼프의 불참으로 미 대선 TV토론은 처음으로 파행을 겪게 됐다.


토론 자체도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되면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뉴스의 1차 TV 토론 당시에는 트럼프의 막말과 좌충우돌 행보 덕분에 2천400만 명이 시청했다.


더욱이 트럼프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구체적인 실명 거론 없이 "2명의 주자가 어젯밤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와 토론에 참석하는 대신 내가 주최하는 드레이크 대학 행사에 오겠다는 말을 했다"며 추가 불참자 가능성까지 예고해 주목된다.


확인 결과 두 사람은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마이너리그 토론 참가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으로, 이들은 토론 종료 후 메이저리그 토론을 지켜보는 대신 트럼프 행사장을 방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토론 불참이 전략상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마이웨이 행보가 자칫 역풍을 부를 공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주요 경쟁자들은 벌써부터 '트럼프 때리기'에 올인하고 있으며, 이날 밤 TV토론 역시 트럼프 성토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즈 의원은 전날 유세에서 트럼프를 "허약한 영혼"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폭스뉴스는 전날 성명에서 "트럼프는 작년 8월 이후 켈리를 악의적으로 공격했고 지난 나흘 동안 켈리를 토론회 무대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토론 진행자에 대한 정치인의 최후통첩에 굴복하는 것은 언론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켈리 배제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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