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향한 샌더스의 ‘반기’, 민주당 유권자 움직인듯...뜻밖의 선전 루비오

미국 공화, 민주당 대선 첫 경선으로 1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박빙 승부 끝에 1위를 차지했다.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아웃사이더’의 명암은 엇갈렸다. 공화당 후보로 나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열풍은 빛이 바랬지만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힐러리 대세론을 무너뜨리며 선전했다. 민주당 코커스에서는 힐러리 49.9% 대 샌더스 49.5%의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졌다. 겨우 0.4%포인트 앞선 승리였다. AFP통신 등은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 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고 보도했다. 힐러리 캠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며 승리를 알리는 성명을 냈고, 막판 역전까지 기대했던 샌더스는 “사실상 동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박빙 상황에서 1683곳의 선거관구 중 한 곳의 투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데다 샌더스 측 일각에서는 개표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주장도 나왔다. AP통신 등 일부 언론들은 힐러리를 승자로 규정하지 않았고, 민주당도 이날 승자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양당 경선에서는 주류 정치권과 분배 문제, 기득권층에 분노하는 민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불평등 문제를 40년간 줄기차게 제기하며 외길을 걸어온 샌더스는 불과 9개월 만에 이 분노를 정치적으로 담아냈다. 샌더스는 이날 경선 덕에 전국적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게 됐다. 풀뿌리 소액 기부자들의 기부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막말과 인종주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7개월 이상 공화당 여론조사 1위를 지켜온 트럼프는 크루즈에게 밀렸다. 두 사람의 표 차이는 6000표 정도에 불과하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꿰차기 힘든 트럼프에게는 치명타다. 하지만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지지를 받은 크루즈 역시 공화당 주류의 마음을 얻지는 못하고 있어,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사실상 승자’라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24.3%의 표를 얻은 사실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백인 중산층이 가진 불만이 공화당 기성 정치권을 흔들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공화당 3위 루비오도 기사 회생했다.


“이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다. 수개월 동안 그들은 우리에게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오늘밤 아이오와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44·사진)은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이렇게 말했다. 이날 루비오는 1위를 거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28%)과 2위에 머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2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등수로는 3위지만 득표율은 1·2위 후보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온 트럼프와는 불과 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쿠바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오는 ‘최초의 히스패닉 대통령’을 선언하며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특히 트럼프가 연일 막말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정치경력이 길지 않은 44세의 젊은 후보는 갈수록 소외되는 듯했다. 반이민정책 등 공화당 주류의 보수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그에게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1일 드러난 공화당원들의 표심은 루비오에게 더 큰 꿈을 꾸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이미 공화당원들에게 ‘눈 밖의 후보’이고, 강경보수파 ‘티파티’ 멤버로 분류되는 크루즈 역시 공화당 주류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 언론들도 루비오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제 공화당 후원자들의 돈이 루비오에게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루비오 지지자들이 젭 부시와 크리스 크리스티, 랜드 폴 등 군소 후보들에게 사퇴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루비오는 스스로를 “공화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조정자, 보수주의자”로 표현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루비오는 2000년 공화당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2007~2009년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을 지냈고, 2010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도전해 찰리 크리스트 당시 주지사를 밀어내고 당선되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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